이 이야기는, 이사하는 동안 내가 깨닫고 생각하게 된 점으로서, 렌트와 관련이 깊다.
2번째 2023.07.01 부터 살았던, 두번째 집 계약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꺠알지식)
영국에서 집을 렌트 할 때는, Holding fee 라는 걸 낸다.
holding fee 를 내게 되면, 그 부동산에서는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집을 보여주지 않는다(웹사이트 게시물도 내린다). 약 1주정도 동안?
holding fee 는 한달 렌트비의 일주일치 비용으로 책정이 된다.
그리고, Holding fee를 낸 사람과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 사람이 실제 해당 집을 렌트 할 능력이 있는 지 평가하기 위해서 , reference check(라고 쓰고, 수입과 직업을 물어본다 라고 읽는다) 라는 것을 한다.
현재 사는 집의 계약이 6월 말 까지라서, 5월 중순부터 집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었다.
그러던 중,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해서 계약 하려고 했었지만, 내가 처음에 들었던 조건과 맞지 않아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도중에, 계약을 엎었다.
Holding fee 는 220파운드 정도(약 40만원) 냈었는데, 증발했다.
계약을 엎은 이유는,
월세가 900파운드(약 160만원) 하는 집이다.
Bill (가스, 전기, 수도)이 월세에 포함되있는 줄 알고, 계약을 하려고 했었는데, 포함이 아니라 순수 월세만 900파운드였다.
그럼, Bills 에 대한 예산으로 추가로 +350파운드(약 60만원) 를 더 잡아야 하는 상황이 었다.
그런데 사실 Bill이 포함인지 아닌지는,
나랑 와이프랑 그 집에 뷰잉을 하러 갔을 때, 직원에게 내가 제일 먼저 했던 질문이었다.
우리의 일치하는 기억으로는, 직원이 Just the council tax bill is exclusive(카운슬택스만 따로 내야함)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계약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계약서에 적혀있기로는, 카운슬택스 뿐만 아니라 모든 Bill이 exclusive 였다.
확인전화를 했더니,
그 직원은 "The bills for the house has never been inclusive. Honestly speaking, I don't know where you got that from?(그 집의 공과금들은 월세에 포함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지 모르겠네요)" 라고 얘기 했다.
근데, 톤이 "그런적 없는 데? 하기 싫음 말던가?" 이런 톤이 었다.
왜이렇게 무례하지? 라는 생각도 들고, 어영부영 진행했다가는, 매달 350파운드(약 62만원) 정도씩 돈을 더 내는 것은 큰 손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안하겠다고 하고 계약을 엎었다.
하긴, 그 전부터 조금씩 쎄함을 감지하긴 했다.
바보같은 손실이었지만, 그래도, 매달 추가로 350파운드(약 62만원) 씩 12개월 동안 내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긴게, 내가 원래 이런 계약과 관련된 일들에는, 항상 시계로 녹음을 하는데, 이상하게 이 날은, 바보같이 안하고 있다가 뷰잉 끝나고, 생각이 났다. 녹음을 안했다는 것을!,
당시 그 집 세입자에게도 중요한 질문들을 많이 했는데..!!
녹음본이 있었으면 직원이 우리가 뷰잉하면서 들었던 얘기와 다른 이야기를 할 때, 녹음된 게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쌩 돈만 날렸다.
3일치 입금을 고스라니 헌납했다는 생각에, 고통받고 있을 때, 주변 어른들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배웠다 셈 치라고 하시며, 지혜를 나눠주셨다. 나이 먹으면서, 살다보면, 더 크게 쌩돈 날리는 경험이 비일비재 하다고,,,
그 시점이, 이제 막 집 계약 기간이 끝나기 1달 남았을 때 였다. 6월 초, 6월말 계약 종료
집을 아직도 못구했고, 집 찾아 보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슬금 슬금, 똥줄이 타기 시작했다.
뷰잉을 열심히 다녀서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는데
시간이 한 2주정도? 남았을 시점이었다.
그렇게, 다시 한번의 holding fee 를 내고,
부동산은 내가 그 집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지 다시 reference check를 하기 시작했다.
고용상태, 고용방식(정규직/계약직/제로컨트랙트), 직장 매니저 연락처, 수입, 등등
정말이지, 나는 영국에서, reference check 하려고 직장이나, 상사 연락처 물어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
아마 내가 남한테 아쉬운 소리 잘 못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무튼 무사히, 달라는 서류를 잘 제출했는데, 계약이 제로 컨트랙트(원하는 시간만큼 일하는 계약 형태, 고용을 유지하면서 0시간 일하는 것도 가능) 인거 같다며,
보증인이 있냐고 묻는 게 아닌가?
당시에 나는, 비자도 아직 갱신이 안되어 있던 상태였고, 당시 여자친구였던 와이프와 결혼하고 비자를 갱신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서류 상으로, 내가 보여지는 모습은, 비자가 1달 정도 남은, 영국인과 결혼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외국인 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너무 불안했다.
부동산에서, 나에 대한 검증을 하는 동안, 시간은 계속 흘렀고, 나는 불안했다.
주말에는, 부동산이 일을 안하는 걸 감안 하면, 약 7일 정도? 남았었다. 짐도 하나도 포장이 안 되어있었는데,
그래서 선불로 6개월 치를 선납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
월세가 선납이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소득 증명을 할 필요가 없어서, reference check가 끝났고,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계약하게 되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집에 이사하게 되었다.
이사가 끝나는 날은 너무 기뻤다.
나를 괴롭게 하던 룸메이트들로 부터 해방 되었다는 사실과,
독립적인 공간이 생겼고, 내가 좋아하는 나무와 풀들로 둘러 쌓인, 몹시 자연친화적인 집이라는 점 때문에.
그러나 그 기쁨은, 한달을 넘기지 못했다.
이사를 하고 한 2주 정도 살아보니, 아쉬운 점들이 막 생겨났다.
이사 전에는, 이 집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곤 했었는데.....
나무로 된 화장실 문짝이, 습기에 불고 틀어져서 잘 안닫히는 점,
화장실 문에 힌지가 있는데, 서로 아구가 안 맞아서, 문을 잠굴 수가 없는 점,
세탁기 소음이 심한점,
욕조 주변으로 물이 튀면, 바닥으로 흘러서 바닥이 흥건해지는 점,
곰팡이가 잘 생기는 점 등등
이 집에, 들어오기 까지 나는 얼마나 절박한 심정이었는지, 까맣게 잊고,
지금 내게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는 것이 충격적 이었다.
이런 사고회로를 가졌으니, 내가 불행 할 수밖에,
2년 전, 나의 처지를 돌아보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데 말이다.
나는, 그로부터, 내 마음을 새롭게 하기로 다짐했다.
매일 매일, 내가 부재하는 것 대신, 현재의 나에게 주어진 것에 주목하기로 했고, 나의 기도의 80%는 감사로 채워야 겠다고 다짐했다.
그날부터, 매일 매일의 기도를, 감사로 채웠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나한테 없는 걸 찾는 대신, 지난 날의 나보다, 내가 얼마나 더 풍요로워 졌는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필요가 채워질 때마다, 새로운 필요를 만들어내며 그것에 굶주리는 것은 얼핏 봐도 의문을 자아내는 행동이다.
그것은 절대로 닿을 수 없는 세계를 염원하며, 현실의 세계를 포기해 버리는 것과 진배없는 행동이다.
그것은 불행을 작정한 사람 처럼 보인다.
모두가, 이성적이고 문명화된 격식을 갖춘 사람들 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실제로 이런 병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이 세계에 생각 보다 많다
그것은, 또 한번 나에게, 성경이 제시하는 2가지의 세계가 그림자 처럼 얼핏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공중의 새와 들의 풀도 먹이시는, 은혜의 세계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인, 땅에 속한 세계
그러한 생각에 닿았다,
하나님, 얼마나 경이롭고 살아계신 분인지,
닭살이 돋는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도다, 저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시절을 쫓아 과실을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 행사가 다 형통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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