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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워킹홀리데이

[영국 워킹홀리데이] 영어에 대한 나름의 고찰

by JIMYEONG 202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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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 dining time

 

가끔,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굳이 해외 나갈 필요 없다고 얘기하시는 분들 종종 본다.

나는 그것이 사실 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이 생각하는 영어를 잘함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가?

혹은, 본인의 생활 반경에서, 어느정도 수준의 영어가 요구되는가?

 

이 두가지 질문이,

본인의 영어실력을 평가를 위한,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에 오기 전에, 2년정도 영어 회화 공부를 하고 왔다.

2년동안, 적어도 5시간 정도는 주에 영어로 외국인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그래서, 영국에 올 때 즈음엔, 영어로 2시간 줌/스카이프 로 수다떠는 건 쉬운 일이었다.

 

실제로,

영국에 오기전, 한국에서 영국에 전화를 걸어서, 예약한 코치(고속버스) 예약을 변경한 적도 있다.

 

 

그러나 , 기대를 한아름 안고 입국한 영국에선,

갓난아이로 돌아 간 듯한 경험을 했다.

자신있게 왔는데, 

말이 안나왔고, 사람들이 내 말 을 못알아 들었다.

내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Sorry, say that again?

이런 질문을 받기 일쑤였고, 내가 만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이러한 응답을 얻으니, 위축이 됬다.

많이 위축되면 될수록, 말을 우물우물 

나도 사람들 말을 못알아 들었다.

 

자신감이 바닥을 칠 때즘은, 다시 한국에 있을 때 사용했던, 화상대화 플랫폼으로 가서, 1시간에 얼마씩 돈을 주고

영어로 말을 했다. 웃기게도 그 땐, 집 밖에만 나가면 모든 게 다 영어였는데도 그 돈을 지불했다.

 

화상으로 얘기 하면, 말이 술술 나왔다.

재미있는건, 회사 면접도  Zoom으로 하면, 너무 막힘없이 잘했다.

 

그 당시, 한인슈퍼마켓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Zoom에서 벗어나서, offline으로 나오면, 나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어리버리 바보천치가 되었다.

 

 

사람들한테, 이상하게 오프라인에선 말이 자꾸 헛나오고, 안나온다 라고 물어도, 대답을 못해줬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마트에서 일하다가, 싱가폴 친구한테, "나 사실은 영어 잘하는 데,  그걸 보여줄려면 꼭 앉아야만 해

근데, 우린 근무환경상, 앉을 수가 없으니, 내 영어실력을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아쉬워 " 라고 했다.

 

그 친구는, 의자 여기 있으니까, 앉으라고 했고

우리는 대화를 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재밌어하며, "진짜 훨씬 낫네!" 라고 얘기했다.

 

"왜? 앉아서 하면 잘 되는데, 서서 하면 영어가 잘 안될까?"

꽤나 오랜 시간, 이 문제가 나의 마음속에서 꽈리를 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Think slow, and Think fast

라는 책을 읽었는데, 

내가 그 동안, 안고 있던 문제에 대한 답을 얻었다.

 

답은: 

뇌는 2개의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에 저장되어 있는 행동들이 있고

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에 저장되어 있는 행동들이 있다.

 

모국어는, 무의식적 영역에 저장되어 있다.

당연히 제2 외국어로 습득한 언어는, 의식적 영역에 저장되어있다. (습득한 외국어를 얼마나 다양한 환경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용했느냐는 변수다 많이 사용할 수록, 의식적 영역 => 무의식적 영역으로 이동함,  뇌가 어떤 상태일 때 언어를 습득했는가 역시 변수다(뇌가소성))

 

무언가를 주의를 집중해서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영어로 말을 거는 경우를 상상해보자.

 

나의 경우엔, 마트에서 스캔하고, 물건 옮기고 하는 동안, 

영어로 누군가 질문해서, 짧게 대답해야 하는 경우, 늘 broken english 가 나왔다.

 

또는 많이 피곤한 경우, 

말이 안나오는 경우가 있다.

문장을, 머릿속에서 만들고, 말하는 레벨에서는, 피곤한 상태와 피곤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로 말하는 능력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영어가 는 것 같다가도, 다시 바닥인 것 같고 체감적으로 영어능력이

잘될 때와, 잘 되지 않을 때가 편차가 참 크다고 느꼈다.

 

너무 쉬운 말도 입 밖으로 안나올때면

돌아서서, 왜 알면서도 제대로 말 하지 못했을까 늘 내가 원망스러웠었다.

 

계산을 해주고 있다거나,

다른 일들 신경쓰고 있거나,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곤한 상황속에서,

 

영어를 잘 구사할만큼,

나의 영어는 무의식의 영역까지 깊숙이 들어가지 못한 것이었다.

 

참고로, 나는 IELTS 말하기가 8점이다 (9점 만점)

IELTS 시험장에서도 앉아서 이야기 했다. 그래서, 말을 잘했다.

감독관은, 내가 나갈 때, 더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인사치레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어색하게 들리는 말을 하고,

표현을 더 간결하게 하지 못해서, padding words 를 반복하다가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고,

그런 내가 참 영어를 못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아내가 영국인이어서, 영어를 집에서도 계속 쓰고 있고, 조금씩 점점 편해지는 걸 느끼지만,

(이 부분에서, 실력이 많이 느는 걸 느낀다. 집에서도 영어로 계속 말하고 듣고 하고 나서부터)

 

여전히 영어가 어렵고,

특히 영어가, 나의 심리적인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걸 느낄 때면, 정말

파도가 치는 모래사장에서, 모래성을 쌓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이따금씩, 나의 영어실력이 참 많이 자랐구나라고 느낄 때마다

나의 영어는 무의식으로 점점 깊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영어를 국내에서 연습하는 걸로,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말하시는 분들을 미디어로 보게 될 땐, 의구심이 든다.

 

그냥 친구들하고 앉은 자리에서(어떤 특정한 컨텍스트 안에서), 캐주얼 하게 대화하는 게 목적이고,

그것이 영어의 유일한 쓰임이라면, 국내에서 충분히 영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그 비슷한 환경/조건에서 계속 연습하면, 나올만한 주제나 상황은 한정되 있을테니, 계속 노출되면 학습으로 커버가 된다.

그런데, 그건 거기까지다.

그건, 그냥 미리 입력되어 있는 인풋을 출력하는 로봇과 다를 게 없다. 

아마 그 레벨에 도달하면, 그런 감정을 느끼겠지, 자기가 하고 있는 견 영어가 아니라, 그냥 출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근데 사실 영어에 대한 욕심이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살펴보면, 단순히 영어로 소통하고 싶은 것 보다, 영어를 악세서리처럼 장착하고 싶은 거 아닌가? 멋지게 보여지고 싶은 욕구로서, )

 

 

의식을 온전히 영어에 쓸 수 있는 상태에서 영어를 하는 것과

다른 의식적인 활동중에, 영어로 다루고, 전달하는 일은

난이도가 다르다.

 

내가 너무 영어가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 괜히 깐깐하게 구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요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때문에, 무언 가를 괜찮게  한다라고,  불릴만한 기준이, 자꾸  내려가는 것 같아 아쉽다.

 

내가 경험하는 바에 의하면,

영어는 정말 끝이 없는데,

 

국내에서만 해도 잘할 수 있다 혹은,

영어는 이렇게 하면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영어 레벨을 상정하고, 말해지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본인의, 수준을 잘 파악해서, 

단계에 맞는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에게 잘 맞았던 공부 방법이, 다른 누군가에겐 안 맞을 수 있다.

그게 정상이다, 취향이라는 게 있으니까.

 

당연한 소리를 하는 것 처럼 들리겠지만

본인의 정답을 만들어가고, 찾아가는 것 자체가 공부인 것 같다. 

누가 가르쳐준 방법대로 공부하다보면 결국 정체하는 구간이 온다.

 

특히 영어 같이 끝이 없는 것을 공부하려고 할 때,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더 성장하는 방향을 찾아내는 사람과,

그냥 거기서 성장이 멈추는 사람

 

고로, 끝임없이 방법을 달리해가며, 공부의 방향을 찾아나가는 게,

영어공부에 필요한 덕목인 것 같다.

그러다 보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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