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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워킹홀리데이

[영국 워킹홀리데이] 영국에서 차 사고 난 썰

by JIMYEONG 2024.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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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3일, 길거리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할 무렵이었다.

밤 9시 20분쯤 퇴근을 해서, 인근에 있는 Aldi에 갔다. 막상 슈퍼마켓에 갔는데, 살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왔던 길로 그대로 돌아와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봤는데, 막 초록불로 바뀌었다.

 

왜 그럴 때 있지 않는가, 일도 끝나고, 터덜터덜 세월아 네월아, 효율성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집애 걸어가고 싶을 떄,

그런 귀찮음과 동시에, "날씨도 추운데, 여기서 또 기다렸다 건너기는 싫어" 하는 생각에 멈칫거리다가,

뛰어서 건너기 시작했다.

 

영국 도로는, 좀 좁은데, 불도 빨리 바뀐다.

초록색 불이 깜박거리기 시작할 때, 나는 찻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좌우를 살피는데,

왼 쪽편 정지선에서 부터 차가 이미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별 대수롭지 않게, 멈추겠지 생각하는데, 

차가 멈추지 않고 점점 가까이 왔다.

 

"어 뭐야?!" 하다가, 나는 깨달았다. 

'점프를 뛰어야 겠다. 차 본닛으로'

그렇게 나는 차위로 점프를 뛰었고, 무릎으로 차 보닛에 착지(충돌)했다.

차는 멈췄고, 나는 튕겨나와서 땅에 착지 했다.

쓰러지진 않았던 것 같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Are you fucking kidding me? 라고 했다.

운전자는 나와서 나를 보다가, 내가 욕을 하니까

자기도 What? Are you fucking kidding me, You were really lucky, I was at 20km

이렇게 응수했다.

 

 

내가 왜 차를 세우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운전자는, 니가 빨간불에 뛰어들었다고 물었다.

블랙박스 확인해보자고 하니까, 

블랙박스가 뭐냐고 묻더라 (영어로 블랙박스는 Dash cam )

차안에 달린 카메라라고 말하니, 없단다. 

 

내 앞에 10보 정도 걸어가던 여학생들을 붙잡아서,

파란불에 건너가고 있었음을 저 친구들한테 얘기 좀 해달라고 말하자,

자기들은 보지 못했다고 얘기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그 운전자는, 전화를 걸어서 누굴 불러왔다.

말하기를, "얘 내 친군데, 내 앞에서 운전하면서 가고 있었음, 얘가 너 봤는데, 너 빨간불에 뛰어들었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나는 경찰을 부르고 싶었으나, 경찰 전화번호를 몰랐다.

그래서 당시 내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알고있는 유일한 사람

당시 일하던 가게 부매니저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매니저님은, 따님(교포)과 함께 오셨다.

부매니저님의 따님께서, 엠뷸런스, 경찰에 전화하는 동안,

그 친구랍시고 와서, 거짓 증언 하고 있던 사람은 도망갔다.

 

운전자는 경찰이 오기전까진,

자기 차 사진 찍지말라고, 사진 삭제하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전화기를 뻇으려고 했다.

그러더니

경찰이 오고나서 태도가 급변했다. (경찰 오는 데, 1시간 가까이 걸림)

두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땅에 박고 경찰이 하는 말에 고개만 굽신굽신 끄덕였다. 

 

앰뷸런스가 도착하고, 경찰이 그 사람과 나를 불러

번갈아 이야기를 동안, 부매니저님은, 얇은 점퍼 하나로 밖에서 상황을 두고보고 계셨다,

그 때, 참 추웠었는데,

그 때 나의 은인이셨다. 잊을 수 없다.

Anyway,

 

나는 앰뷸런스에 실려서(사실 거의 멀쩡했지만, 엄살을 엄청 부렸다.)

병원에 갔다.

그 운전자는 경찰이 오고 나니, 나한테 미안하다며 연락처를 주었다.

 

병원에는 11시 30분쯤에 도착했으니, 약 2시간 쯤을 밖에서 그런 실랑이를 벌였던 것 같다.

 

병원은 시설이 엄청 깨끗했지만,

노숙자들이 같은 공간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터라

냄새가 많이 났다.

 

그렇게 5시간 정도? 기다려서 4시30 분 쯤에 진료를 봤다.

근데, 의사가 손을 내 발에 대더니, 발로 밀어보라고 했다.

이번에는, 발을 당겨보라고 했다.

그러더니,

"뼈는 이상이 없네요. 혹시 Jet Li(이연걸) 알아요? 당신 Jet Li 같아요, 차랑 부딪혔는데, 차는 찌그러지고(dented) 당신은 멀쩡하잖아요? 집에 가셔도 될것 같습니다"

 

붉은 멍이 생긴 왼쪽 무릎, 너무 경미해서 민망하긴 하다

이런 결론을 내렸다.

허탈했다. 5시간을 그 이상한 냄새를 맡으면서 견뎠는데, 10분 만에 끝이라니,

 

그러고 터덜터덜 다리를 절며 나와서 우버를 타서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서 곰곰히 시간을 들여 생각해보니,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람 때문에 다쳤는데, 

병원에서 괜찮다고 했으니까, 그냥 이대로 사건이 종결되버리는 게 맞나?

그러자니 내가 너무 바보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그 운전자의 태도가 너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인근도로 에 CCTV를 다 찾아 다녔다.

 

내가 건널목을 건너는 장면이 찍혔는 지 보려고.

 

인근에는 상점도 많고 카메라도 많았지만, 하나같이 camera가 자기 입구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게로 들어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 혹시 도로를 바라보고 있는 카메라가 있을지 물어보니,

도로 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알수가 없다 라고 했다. 

 

내가 사고를 당한 건널목에 바로 위치한 가게에서는, 

본사에서 카메라 기록을 관리하고 있으니, 문의해보겠다고 하고 내 연락처를 받아갔다.

 

그러나 2주가 지나도 연락이 안와서, 한번 더 방문을 해서 물어봤다.

그러나, 첫번째와는 다른 사람이 있었고, 확인해보겠다며, 어디론 가 갔다가 얼마뒤에 돌아와서는

그 떄의 기록이 없다고 했다. (아마 계속해서 오래된 기록이, 새로운 기록에 계속 덮어씌워지는 방식은 듯 했다.)

 

도로 위에도, 카메라들이 있었다.

그 카메라들은, Council(시청?) 에서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화해서 물어봤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직원은, 내가 사고를 당한 구역은 녹화중인 카메라가 없어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하였다.

 

그 도로변을 돌아다니면서, 조금 씩 지쳐갈 무렵,

그저 더 많이 안다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로 내가 다친 것이, 너무 경미해서 진단서 같은 것도 받을 수가 없었고,

의료비도 무상이었기 때문에, 클레임을 건다고 한들, 무엇으로 어필할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운전자는 그 이후, 2번 전화를 해서, 내 상태를 물어왔고,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다.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이 되었다.

 

영국은, 참 느슨한 게 많다.

아직도, 사실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지 이해가 안된다.

사람들이 블랙박스(dash cam)을 다는 것도 일반적이지 않고,

카메라가 없는 지역도 많다.

 

도대체 서로 거짓말하는 사람들 속에서,

진위여부를 어떻게 결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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